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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어느 철학자의 목소리와 대통령의 취임 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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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방활력연대 작성일 22-05-11 10:56 조회 1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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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미래의 사안이다

김 재 인 (철학자,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2022.5.10. 다산포럼 제1109

 

서양 근대는 인류에게 소중한 여러 가치를 일깨우고 또 성취했다. 자유평등유대 등 기본 권리의 쟁취, 민주 공화정이라는 정치체제를 지향한 혁명, 과학적 사고를 통해 이룩한 기술 문명 건설 등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그 바탕에 짙은 부정적 그림자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식민주의, 시장 만능 자본주의, 개인주의적 자유주의를 꼽을 수 있다. 이것들이 서양 근대를 떠받치고 있는 공리의 집합, 즉 공리계다.

 

그런데 이 공리들은 서양 근대의 성취와 가치라는 빛의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다. 그것들은 그림자를 은폐하는 빛이었다. 이 점에서 그것들을 비판적으로 재고하고, 지금 시대에 어떤 것들을 되살려야 하는지 실험해야 한다. 서양 근대를 넘어 지구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새로운 탈근대 가치 시스템이 절박하다. 이는 민주의로부터의 원상복귀를 지향하는 탈식민주의, 시장과 원자적 개인을 넘어 인류가 공동으로 누려야 할 마땅한 몫의 회복 같은 주제로 이어져야 한다.

 

역사 청산은 한일관계를 넘어 식민주의의 문제다

 

그중 식민주의 문제를 들여다보자. 손쉽게 역사보다 미래를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한국 수구세력이 내세우는 프레임이기도 하다. 이들은 역사 청산 문제를 한일관계로 좁힌다. 하지만 자칭 진보 세력도 문제의 범위를 오해해서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진보 담론도 좁은 시야에 갇힌 셈이다. 역사 청산 문제는 200년 넘게 이어져 온 식민주의의 관점에 도전하는 탈근대 담론의 핵심이다. 식민주의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일관계 문제라고 축소하면 안 된다.

 

식견이 부족해서인지 몰라도 이 문제를 국가 단위에서 이토록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다른 사례는 없다. 식민지 경험을 딛고도 오늘날 이 정도 힘을 갖춘 나라가 한국밖에 없기 때문이리라. 한국이 역사 청산을 계속 외칠 수 있다는 건 정의의 관점에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우선 국력의 징표이기 때문이며, 또한 과거 식민 지배를 당했던 모든 지역을 대표해 외치는 진보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힘이 없거나 자신이 없어서 외칠 수 없는 자들에게 힘을 주고 자신감을 주는 행위는 퇴행적이라고 비판받을 문제가 아니다.

 

 

시장 자본주의는 식민주의의 연장이다

 

한 걸음 더 가보자. 서양 근대 사상은 식민주의에서 자유롭지 않다. 거듭 강조해야 할 문제인데, 과거에도 오늘에도 식민주의를 반성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이를 실천하는 서양 사상가나 정치인은 별로 없다. 프란츠 파농처럼 식민지 경험을 한 사상가의 목소리만 드물게 확인된다. 현재의 부강이 과거 식민 지배의 결실임을 모르는 이 없건만, 저들은 뻔뻔하게도 자유와 인권과 평화를 외친다. 걸핏하면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시장이 합리적으로 결정하니 모든 걸 시장에 맡기자는 논리도 현재의 세계 질서를 낳은 식민주의를 은폐한다. 시장 논리는 힘을 통해 이미 판을 장악한 자들이 내세우는 가짜 공정성 주장이다. 식민주의와 제국주의 이후에, 공정한 경쟁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부강의 질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편성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달라진 체급 아래 경쟁은 무의미하다.

 

역사 청산을 부정하는 목소리는 현재의 지배자한테서 나온다. 현재의 지배자는 과거를 지배함으로써 미래를 지배하려 한다. 역사 청산은 식민주의 청산이며, 근대 가치의 전환이며, 지금 여기의 힘 대결이다. 미래를 위한 투쟁은 항상 과거를 소재로 벌어졌다. 과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미래를 장악한다.

 

철학은 가치를 다루고, 가치 창조를 말한다. 서양 근대의 가치 목록을 문제 삼지 않고서, 현 세계의 문제를 해결할 길은 없다. 더욱이 패권자의 논리가 정당성 담론조차 뭉개고 가는 마당에 더욱 그러하다.

 

 

글쓴이 / 김 재 인(철학자,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일성

2022.5.10.

 

윤석열 대통령이 105년 임기의 제20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취임식에는 국내외 귀빈과 국회와 정부 관계자, 각계 대표, 초청받은 일반국민 등 41000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코로나 19로 인한 민생위기, 사회갈등과 양극화, 북핵·미사일 도발 등 산적한 대내외적인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대한민국을 보다 나은 미래로 견인할 것인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는 자유라는 키워드로 전면에 앞세우면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16분 분량의 취임사에서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또 팬데믹 위기, 기후 변화, 식량·에너지 위기,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 등 각종 현안을 거론하면서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성주의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돼야 한다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라고 설명했다.

자유의 가치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자유라며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재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며 자유는 보편적 가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제성장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해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보편적 국제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하는데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선 후보 시절 강조했던 국민 통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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