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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 잉글리시’ 운동이란 무엇인가?

plain은 “(보거나 이해하기에) 분명한, 숨김없는, 솔직한, 있는 그대로의, 소박한, 꾸미지 않은, 무늬(표시)가 없는, 보통의(평범한), 특히 여성이 아름답지 않은, 매력 없는”이란 뜻이다. plain-clothes man(또는 plainclothesman)은 ‘서민’으로 자주 오역(誤譯)되는데, 그런 뜻이 아니라 ‘사복경찰관’을 가리키는 말이다.

Plain English는 영어를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운동의 슬로건이다. 이 운동의 기본 정신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이 1946년에 쓴 「정치와 영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에 잘 표현되어 있다.

“Never use a foreign phrase, a scientific word or a jargon word if you can think of an everyday English equivalent(쉬운 말로 쓸 수 있으면 쉬운 말로 표현하고, 절대로 일부러 외래어나 과학적인 혹은 전문적인 표현을 쓰려고 하지 마라).”

영국 여성 크리시 마허(Chrissie Maher)는 많은 시민이 어려운 말과 용어 때문에 정부 문서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1979년부터 Plain English 운동을 전개해 1980년대 초에는 수천 건의 정부문서를 쉬운 말로 고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ameliorate를 improve나 help로 고치고 as of the date of와 같은 고어체는 from으로 고쳤다. 이 과정에서 일상 영어는 약 400단어로 표현 가능하게 되었다. 1993년에는 미국에 소개되었으며, 곧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덴마크, 아일랜드, 뉴질랜드, 브라질, 인도, 스위스 등에도 전파되었다.

1996년에는 Easy English라는 운동도 나왔다. 이는 기초 단어 1,200단어에 추가로 1,600단어를 더해 2,800단어를 소개했다. 2010년 미국에선 행정 서류에는 뜻이 명확하고 간결하며 조리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한 ‘쉬운 언어쓰기 법(Plain Writing Act)’이 제정되었다.

plain package는 ‘꾸미지 않은 포장’이란 뜻이다. 호주 정부는 2012년 12월 담뱃갑을 꾸미지 못하도록 Plain Package 규정을 도입했다. 모든 담뱃갑은 규격화된 글씨 크기와 글씨체를 쓰고 로고나 브랜드 이미지 자체를 못 쓰도록 해, ‘예쁜 담뱃갑’ 때문에 담배에 손을 대는 소비자가 없게끔 하려는 것이다. 왜 화려한 포장이 문제가 되는가?

2년 전 선배에게서 담배를 얻은 걸 계기로 담배를 피우게 되었다는 중학교 3학년생 김미림(가명 · 15) 양은 최근 KT&G에서 람보르기니 스포츠카 이미지를 모티프로 해 만든 화려한 포장의 ‘토니노 람보르기니’ 담배를 피운다. “왜 이 담배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김 양의 대답은 엉뚱했다. “제 꿈이 람보르기니 자동차를 타는 거라 이 담배를 피워요.” 이 에피소드를 소개한 『조선일보』(2013년 7월 1일)는 「한국서만 화려해지는 담뱃갑, 청소년을 유혹」이라는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계적으로 흡연율이 줄자, 담배 회사들이 청소년과 여성을 마케팅 타깃으로 삼고 점점 더 화려한 포장의 담배를 내놓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우리나라는 담뱃갑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틈을 타, 유독 화려한 포장의 담뱃갑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담배 회사인 KT&G는 작년에 남성 패션잡지 ‘아레나’와 공동으로 담뱃갑 앞면에 나침반이 들어간 ‘디스플러스 아레나’를 내놓았다. 또 토니노 람보르기니 버전, 보헴모히또 아이스팩 등도 KT&G가 내놓은 화려한 포장의 담배다. 외국 회사 담배인 던힐 선셋, 던힐 미드나잇(이상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등도 화려한 포장으로 청소년 흡연층을 유혹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플레인 잉글리시’ 운동이란 무엇인가? - plain (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 2014. 12. 8., 강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