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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남도 의병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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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방활력연대 작성일 21-06-04 05:10 조회 3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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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의병을 기억하며

20210602() 광주일보

 

김병주 전남도 관광문화체육국장

남도 의병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었을까를 상상해 본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한말 등 국가의 절대적인 위기 속에 민간인의 신분으로 거병한 이들은 관군을 넘어선 용맹함과 목숨을 내던지는 처절함으로 지역과 나라에 헌신했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의 존재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 무기·군량·정보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격문을 띄워 군대를 모아 외적과 맞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들은 평범함을 뛰어넘는 의인이었다. 누가 봐도 이기기 어렵고,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가문까지도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든 것을 내던지고 전쟁터로 향하는 그들의 마음은 진실이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보면, 관군이 아닌 의병 10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전라도 사람이었다. 한말 일제와 교전한 의병의 45.5%17579명이 전남 출신이었다. 전남은 예로부터 충절의 땅이자 의로운 땅 의향이라고 불린다. 의병장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거병할 당시의 결연한 마음 자세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삼부자가 모두 순절해 이름이 높은 충렬공 고경명은 의병을 모집하기 위해 직접 쓴 격문에서 적진에 뛰어들어 용감하게 적장의 목을 베고 깃발을 빼앗은 자는 바로 우리 도 사람이 아니었던가. 근년에는 임금을 섬기는 대의를 잊고 제 몸과 처자들만 보존하는 데 급급한데, 이는 나라의 은혜를 저버리는 행위이며, 제 조상을 더럽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나주 출신인 문열공 김천일은 격문에 구차히 살 것을 빙자해 비겁하게 구는 것은 선비의 도리가 아니다. 우리는 비록 무명 산골짜기에서 죽을지라도 왜놈과 싸우다 죽자고 강조했다. 모두가 말렸던 진주성 입성을 앞두고는 내 고장, 내 나라는 내가 지켜야 한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힘 뿐이다며 만류를 뿌리치고 제2차 진주성 전투에 나서 장렬히 전사했다.

 

장성 의병장 김경수는 두 아들이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 비록 너희들이 살아오기를 바랐으나 할 일을 다 하고 죽었으니, 젊음이 아깝지 않도다. 외롭지 않게 순절하였으니, 반드시 뜻을 같이할 사람이 있으리라는 뜻의 한시를 남기기도 했다.

 

임진왜란 의병들은 그나마 나라로부터 지원도 받고 대규모 작전은 관군과 함께했으며 후대에 그 위업이 상당 부분 전해졌으나, 한말 의병들은 그보다 훨씬 열악했다. 일제가 장악한 구한말 정부는 의병 해산을 종용했으며, 때로는 체포에 앞장서기도 했다. 일제강점기가 이어지면서 아녀자와 어린 자녀, 형제까지도 갖은 고초를 당했다.

일본군을 벌벌 떨게 하였던 한말 의병장 오성술은 1910년 교수형을 앞둔 최후 진술에서 도둑놈이 주인더러 도둑이라니 할 말이 없구나. 하늘과 땅에는 의리가 가득하고, 대한제국에는 충신열사가 가득하다는 것을 너희 일본 정부에 알려 주기 바란다고 통렬히 꾸짖었다.

 

전남도가 남도 의병의 정의로운 역사를 후대에 전승하고 계승하고자 의병 유물 수집은 물론 연구·전시·교육하는 의병 박물관을 나주시 공산면 일원에 건립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박물관 타당성 심사를 통과하여 사업의 청신호가 켜졌고, 계획한 대로라면 오는 2025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광주일보가 지난 1975년부터 2년간 연재하였던 의병열전을 재조명하는 ()의병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현재를 살며 미래를 이어갈 후손들이 보다 쉽게 이들 의병장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의병장 52명과 함께 무려 4200여 명이 나오는 의병 이야기가 남도의 또 다른 기록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의로운 길을 선택한 임진왜란, 병자호란, 구한말, 일제강점기 의병장들의 이름과 발자취를 찾아 오늘이 있게 해 준 의병들의 정신을 기억했으면 한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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