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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흑산도와 동아지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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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방활력연대 작성일 21-04-27 10:06 조회 3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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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와 동아지중해

 

강상헌의 에세이인문학 풍류해자

125. 흑산도와 이미자, 또 설경구

2021.04.20. 전남새뜸

 

바다의 청년아, 너희가 나가 세상 뒤집으라 

 

동백아가씨도 그랬지만 흑산도아가씨는 처절한 속뜻으로 가슴 저몄다. 엄마가 즐겨 불렀던 그 노래엔 섬마을 선생님에도 있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이 담겼다. 섬 아가씨 애달픈 사모(思慕)의 정 넘어서는 까닭일 터. 바다 그리는 뛰어난 은유법, 이미자 노래는 그릇이 크다.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번 만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흑산도아가씨(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1966년작)

 

검정(블랙)의 여러 얼굴이라는 말은 화가 사진가 의상전문가 말고도 동서양의 여러 분야가 함께 공감한다. 가장 깊고 다양한 색깔이 검정이라는 것이다.

 

흑산도(黑山島)의 흑산은 검은 산이다. ‘독섬으로 불렸던 동해의 돌섬(石島 석도)을 독도(獨島)로 명명(命名)한 것에 빗대는 해석도 있다. ‘이 크다는 의미도 가진 고유어인데 한자를 매기다보니 그리 된 것 아니겠느냐, 또 흙()은 검지만 크기도 하다이런 생각들이다.

 

그 흑산도, 이미자의 슬픈 이미지로 덮여 있었지만 그 검은 산은 크고 바다는 사납다. 영화 자산어보는 바다의 본디를 꺼내 동아시아의 지중해를 깨운다. 지중해는 땅 사이의 바다.

 

흑산도를 중심으로 컴퍼스 돌려 한국 중국 영토를 포함하는 해양과 육지를 이르는 명칭이 동아지중해(東亞地中海). 제주도 오키나와 대만도 그 안에 있다. 독도 놓인 동해와 그 곁의 길쭉한 섬 왜(일본)를 넣어 더 큰 지중해로 치기도 한다.

 

아프리카 유럽 사이 지중해처럼 지중해는 태곳적부터 특별한 뜻과 힘을 품는다. 나일강변의 고대문명처럼 동아지중해도 갑골문을 비롯한 황하(黃河)문명 등이 찬란했다. 그 바다와 양안(兩岸)의 패권(霸權)을 쥐었던 장보고의 인류사적 의미를 다시 본다.

 

장보고의 힘(특히 재력)과 빌 게이츠의 그것을 당시 세상 전부의 힘의 크기와 비교한다면 누가 더 (상대적으로) 부자일까? 자원경제학자이며 장보고학의 거목인 김성훈 교수가 늘 들먹이는 퀴즈다. 그는 당시 천하(天下)의 바다 대부분을 쥐락펴락했던 동아지중해의 왕자였다.

 

정약전 자산어보(玆山魚譜)’의 산파역(産婆役)이었던 흑산도 사람들의 해양학 수산학의 실질적 수준을 눈 비비고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그 이야기가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등이 연기 펼치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 ‘자산어보는 흑산()바다 어물의 족보(族譜)란 뜻.

 

 앞바다 말고 한바다를 보라. 호한(豪悍)의 괄괄한 기운을 청년들아 바다에서 배우라. 호연지기(浩然之氣) 또렷한 바다다. 카페 앞 모래사장 보면서 어찌 바다를 안다 하랴. 거대한 돗돔 홍어 말고도, 이준익은 그런 사나운 흑산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다. 쩨쩨하지 말자고.

 

흑산도아가씨 노래비가 꼬불꼬불 길 올라 고개 위 큰 언덕에 있다. 그 바다가 제대로 보이는, 특급 포인트다. 폰 카메라로만 보지 말고, 맨눈으로 또 마음의 눈(心眼 심안)으로 오래 보라. 역사와 우주도 함께 보라. 야망으로 가슴 꽉 채우라.

 

서울서 먼 곳이라고 하방(遐方) 또는 변방이라고 했다. 개벽(開闢)의 새 시대에는 변방이 새로운 기운 솟는 곳이다. 서울서 제일 멀어 세상과 제일 가까운 곳일 터다. 섭리(攝理), LH나 어떤 시장님 의원님들처럼 특별 분양 사전정보 말고, 현묘한 뜻을 흑산도에 숨겨 두었다.

 

() () ()지중해의 배꼽은 세상 뒤집는 힘의 중심일 터, 아는 자는 일어선다. 

강상헌 / 미래서원 원장·언론인

 

토막새김

 

  정약전이 의 이미지가 두려워 玆山을 썼다 한다. ()검다로 같지만 어원(語源) 다르니 뉘앙스(어감)도 차이가 있다. 천자문 펴면 막 나오는 검을()자를 거듭 쓴 글자다. 玄 玆는 숯검덩 과 달리 그윽한 느낌의 블랙이다.

  한 학자가 현산어보라고 읽어야 한다고 했단다. 일리(一理) 있는 말 같다. 자전을 펴보자.

  한자의 발음표기법인 반절(反切)을 확인한다. 과연 에는 [] 말고 []으로 읽는 호연절(胡涓切)도 있다. 호의 []과 연의 [ㅕㄴ]을 합친 []인 것이다. 그러나 자, 현 두 발음의 뜻은 검다로 같고, 표시 순서는 []가 먼저다. 자산어보가 더 일반적인 쓰임새로 보인다.

   우리말 개념어의 대부분인 한자어를 이해하려면, 반절법과 평상거입(平上去入)의 옛 4, 어원 등의 표시가 있는 좋은 한자사전을 갖춰야 한다. 4성은 현대 중국어의 4성과 다르다. 끊임없이 변하는 말과 글, 바탕을 알면 그 쓰임이 튼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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