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잃어버린 역사 마한을 깨우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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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방활력연대 작성일 21-02-02 12:35 조회 89회 댓글 0건본문
잃어버린 역사 마한을 깨우다
2021년 02월 02일(화) 광주일보
나주 복암리 정촌고분 금동신발
오는 6월부터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다. 마한(馬韓)을 비롯해 가야, 탐라, 백제, 신라, 고구려 등 6개 역사문화권별 문화유산을 연구·조사하고 발굴·복원함으로써 그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지역발전을 꾀하자는 취지이다. 영산강유역 마한의 역사는 남도의 뿌리이다. ‘잃어버린 왕국’ 마한의 역사적 위상과 함께 광주·전남에 산재한 관련 유적을 살펴본다.
■ 영산강 유역 고대왕국 마한의 부활
호남 역사 뿌리 ‘마한’ 역사찾기 본격화…교육·답사프로그램 추진
영산강유역 마한인 삶·문화 간직…유적·유물 연구, 역사복원 노력
영암 내동리 쌍무덤·담양 중옥리 고분 등 14개소 유적지 발굴조사
◇고대 해상왕국 ‘마한’(馬韓) 깨어나=“마한을 전라도 문화의 본류로 인식하고, 잊혀진 고대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는데 앞으로 온 힘을 쏟겠습니다. 나아가 마한문화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13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 센터.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이날 열린 ‘2020 영산강 유역 마한문화포럼’에서 고대 해상왕국 마한의 역사·문화를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고대 마한인이 김 지사와 정재숙 문화재청장에게 금동관과 금동신발을 전달한데 이어 행사 참석자들이 대형 옹관 내에 염원상자를 집어넣은 후 봉인하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잊혀진 왕국’ 마한(馬韓)이 역사의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마한역사문화권을 포함하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오는 6월부터 시행되면서 마한 역사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도 높아졌다. 특별법은 마한역사문화권을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전남 일대 마한시대의 유적·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으로 정의하고 있다. ‘마한역사문화권’에서 빠진 광주시는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영산강 상류인 광주 또한 신창동 유적(국가사적 제375호)을 비롯해 월계동 장고분, 명화동 고분 등 마한과 관련된 유적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광주시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마한역사문화권 확대지정을 위한 학술회의 ‘광주 무진주와 마한·백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마한은 광주·전남 역사의 뿌리이다. 1917년 12월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 9호분 이후 광주·전남·북 지역의 여러 곳에서 마한 관련 유적이 발굴됐지만 여전히 마한의 역사문화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수천 년간 땅속에 깊이 묻혀있던 유물· 유적이 하나 둘 발견됨으로써 마한의 역사는 한줄 한줄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영산강 유역 고분은 마한인의 삶과 역사·문화를 간직한 ‘타임캡슐’이다.
나주 신촌리 9호분 을관에서 출토된 금동관.
◇퍼즐 맞춰가는 마한의 역사문화=광주·전남 각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 마한 인들의 삶과 역사를 퍼즐처럼 맞춰보자. 1997년 광주 신창동 저습지 농경유적에서는 목제(木制) 수레바퀴 일부분이 출토됐다. 이는 “소나 말을 탈줄 모르며, 소나 말은 모두 죽은 사람을 장사지낼 때 쓴다(不知乘牛馬 牛馬盡於送死)”라고 한 중국 역사서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마한 관련 기록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고고학적 자료였다. 2100여 년 전 신창동 마한인들은 나무괭이 등 농기구를 이용해 벼농사를 지었다. 155㎝ 높이의 왕겨 층이 당시의 활발한 쌀 생산을 보여준다. 옻칠을 한 목기를 생산하고, 구슬을 귀하게 여겼으며 10현(弦)의 현악기를 연주했다. 무엇보다 영산강과 바닷길을 발판삼아 일본, 중국, 낙랑 등지와 국제적인 해상 교역을 했다.
영산강유역 마한인들은 왜 누에고치 모양의 대형 옹관에서, 금동관과 금동신발을 신은 채 영면했을까? 토기 표면의 조족문(鳥足文·새발자국 형태의 무늬)과 토기몸통에 구멍을 뚫은 유공(有孔) 토기에는 어떤 상징이 남겨있는 것일까? 또한 영산강 유역에 왜 일본계통 장고형 고분(전방후원분)이 다수 자리하고 있는지, 마한은 언제쯤 백제에 통합됐는지, 여전히 마한의 역사·문화는 물음표의 연속이다.
◇‘마한사 디지털 아카이브’등 다양하게 마한 조명=광주시와 전남도를 비롯해 국립 나주문화재연구소, 국립 광주박물관, 국립 나주박물관은 마한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산구 신창동 유적지 일원에 ‘선사(先史)체험 학습관’을 건립하고 있다. 학습관내에는 상설 전시실과 기획 전시실, 휴게공간 등이 조성되고, 전시체험물이 설치될 예정이다. 전시실은 ▲과거를 열다 ▲삶을 연결하다 ▲미래를 연결하다는 콘셉트로 나눠 대표 유물을 배치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마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역사문화의 가치를 깨닫게 할 구상이다. 박영재 광주시 학예연구사는 “마한은 크고, 으뜸이 된다는 의미의 ‘말한’, ‘몰한’ 등으로 불린 것이 말마(馬)자를 차용해 표기한 것”이라며 “전남 마한유적이 고분 위주라면 광주는 동림동 유적과 평동 유적 등처럼 주거(마을) 유적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영산강 유역 마한문화권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했던 전남도는 특별법 시행에 따라 올해 마한역사문화 발굴 활용 및 정비체계 구축에 발 벗고 나선다. 2월에 문화재청에서 올 상반기에 수립하는 ‘역사문화권 정비 기본계획’에 마한문화권 정비계획 우선 반영을 요청할 계획이다. 나주 다시고분군과 함평 금산리 방대형 고분, 영암 내동리 쌍무덤, 담양 중옥 고분 등 4개소를 국가사적 승격 추진한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경우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마한문화권 국제 학술대회(10월 예정)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영암 내동리 쌍무덤과 담양 중옥리 고분 등 14개소의 마한유적 발굴조사를 3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한다. 마한 역사문화교육 사업과 마한 답사프로그램 운영 등 홍보 및 활용사업도 병행해 추진한다. 특히 전남도는 마한 역사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마한사(史) 디지털 아카이브인 ‘마한 역사문화 전라남도 기록보관소’를 구축해 선보인다. ‘잠들었던 고대해상왕국 마한을 깨우다’라는 주제로 ▲국내외 학술자료 ▲발굴조사 보고서 ▲사진·영상·오디오·VR콘텐츠 등을 업로드해 놓아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국립 나주박물관앞 덕산리 3호분 일대에 마한역사 체험 랜드 마크인 ‘마한고분유적 발굴관’을 오는 2022년 완공목표로 건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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